발기부전 치료제로 사용되는 비아그라(Viagra)가 알츠하이머병(Alzheimer’s disease)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클리블랜드병원 게놈의학연구소(Cleveland Clinic Genomic Medicine Institute) 연구팀이 ‘네이처 노화(Nature Aging)’ 저널에 발표한 바에 따르면 컴퓨터 프로그램을 이용해 기존에 개발된 치료제들 중 알츠하이머병 발병을 낮출 수 있는 약을 찾아낸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알츠하이머병은 치매를 일으키는 가장 대표적인 퇴행성 뇌 질환으로 뇌에 아밀로이드-베타 단백질이 축적돼 뇌의 신경세포를 죽이게 되는 질환이다. 많은 연구들이 있었지만 지금까지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은 알츠하이머병 치료제는 바이오젠(Biogen)의 아두헬름(Aduhelm)이 유일하다.
연구팀은 컴퓨터 모델을 이용해 알츠하이머병의 원인이 되는 것으로 알려진 아밀로이드-베타와 타우 단백질의 대사에 영향을 주는 약물들의 정보를 수집했다. 실제로 지금까지 알츠하이머병 치료제를 개발하기 위한 대부분의 연구들은 아밀로이드-베타와 타우 단백질의 생성을 억제하는 물질을 만드는 것이 목표였다.
클리블랜드병원 연구팀은 새로운 치료제를 개발하는 대신 기존에 개발된 치료제들 중 알츠하이머병 발병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물질을 찾기로 했다.
컴퓨터 프로그램을 이용해 FDA가 승인한 치료제 1608개에서 아밀로이드-베타와 타우 단백질과 관련된 유전자 발현 및 대사 조절에 관여하는 물질들을 탐색한 결과, 알츠하이머병 치료효과 가능성이 있는 66개 물질을 추려내는데 성공했다.
66개 물질들 중 동물 실험 등으로 알츠하이머병 발병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고된 약물 중 하나인 비아그라(성분명 Sildenafil)가 포함되어 있었다.
연구팀은 비아그라의 효과를 확인하기 위해 미국 내 723만명의 6년간의 의무기록을 분석했다. 그 결과 비아그라를 처방받은 사람들의 경우 알츠하이머병 발병 위험이 69%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비아그라와 낮은 알츠하이머병 발병률 사이의 연관성은 알츠하이머병의 위험요인인 성별, 인종 및 당뇨, 고혈압, 경도인지장애 등 다른 의학적 상태들의 영향을 배제하고도 유의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신경 세포를 대상으로 진행한 추가적인 실험에서 비아그라는 세포 내 타우 단백질 축적을 줄이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하며 “아직 그 효과가 완전히 규명된 것은 아니며, 대규모 임상연구가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